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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pecial[On Board 001] 이준우의 일차진료 한의사를 위한 보험한약 증례
    • 2019.01.22
    • 조회수 59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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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1 첫번째 증례

 

 2015년 3월부터 무릎통증이 있을 때마다 치료를 받았던 40대 중반의 여성이 그 해 8월 말 가슴과 등 부분(T1~T7 level)의 가려움증을 호소하면서 상담을 청하였다. 가려움증은 7년 전에 스트레스를 받고 나서 시작되었는데, 최근에 심해졌다고 한다. 식사나 소화, 대소변, 수면 등에는 특별히 이상이 없었으며, 맥(脈)은 삭(數)하고 설홍태박(舌紅苔薄)하여 화열증(火熱證)으로 변증하고 황련해독탕(黃連解毒湯)(한신) 보험한약을 3일분 처방하였다. 그 후에 동일 처방을 다시 3일분, 5일분씩 추가 투여하여 총 11일분을 처방하였지만 가려움증은 별 차도가 없었다.

 

 그 후에도 환자분은 무릎을 치료받기 위해 종종 내원했는데, 2016년 9월에 다시 가려움증을 호소하며 치료받기를 원하였다. 가려움증은 1년 전부터 심해졌는데 스트레스(업무로 인한 과로)를 받거나 더울 때 더욱 심해진다고 하였다. 한번 증상이 시작되면 2주 이상 지속되었으며, 시도 때도 없이 가려워서 피가 날 때까지 긁게 된다고 하였다. 환자분은 피부에 뭐가 나지는 않는다고 하였으며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할 때는 잠시 가렵지 않다고 하였다.

 

 최근에 읽었던 「한의학치료 368증례」에서 두드러기에 시호계지탕(柴胡桂枝湯)이 효과적이라는 내용을 읽었던 기억이 떠올랐고 ‘스트레스를 받으면 증상이 심해진다.’고 표현하였기에, 간기울결증(肝氣鬱結證)으로 변증(辨證)하고 시호계지탕(柴胡桂枝湯)(한신) 보험한약을 3일분 처방하였다. 환자분이 7일 후에 내원해서 가려움증이 약간 좋아진다고 하여 다시 3일분을 처방하였고, 10일 후 재내원 시에도 가려움증이 조금 차도가 있다고 하여 다시 시호계지탕(柴胡桂枝湯) 5일분을 처방하였다. 환자분이 2주 뒤에 다시 내원해서는 가려움증이 상당히 개선되어 처음에 비해서 1/5로 줄어들었다고 하였다. 가려운 부위도 등, 가슴부위에서 오른쪽 목 부위로 바뀌어 있었다. 1주일 후 환자분은 다시 스트레스를 받고 나서 가렵다고 하였지만, 그 정도는 예전보다 훨씬 덜하였다. 역시 시호계지탕(柴胡桂枝湯)을 5일분 처방하였다.

 

 


02 두번째 증례


 2016년 8월 중순에 30대 후반의 여성이 경배부 통증과 요통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눈빛이 강하고 체격이 좋은 여환으로, 신수혈(腎兪穴) 부위의 요통과 함께 풍지혈(風池穴), 견정혈(肩井穴), 천종혈(天宗穴), 격수혈(膈兪穴) 부위를 포함한 승모근 위주의 경배부 통증을 호소하였다. 통증은 3년 전부터 시작되었으며, 그동안 여러 곳에서 물리치료와 침 치료를 받았다고 한다. 처음 10번 정도는 침 치료와 물리치료만 받았는데, 치료받을 때에만 통증이 줄어들었다가 시간이 지나면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간다고 하였다.

 

 그래서 보험한약을 함께 처방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근육이 실하면서 단단하게 뭉친 편이었고, 맥(脈)도 유력(有力)했기 때문에 서근(舒筋)하고 해기(解肌)시키는 갈근탕(葛根湯)(한신) 보험한약을 2일분 처방하였다. 그런데 차도는 없었다. 두통도 가끔 발생한다고 하여 이번에는 청상견통탕(淸上蠲痛湯)(한신) 보험한약을 2일분 처방하였다. 환자분이 이번에는 조금 낫다고 하여 다시 청상견통탕(淸上蠲痛湯) 3일분을 처방하였다. 그런데 역시나 통증은 다시 원점으로 되돌아간다고 하였다.

 

 다시 문진을 해보니 환자분은 남자 아이 둘을 키우고 있어 스트레스가 심한 상태였고, ‘스트레스가 심할 때 통증이 심해진다.’고 하였다. 그래서 이번에는 간기울결증(肝氣鬱結證)으로 변증(辨證)을 바꾸고 시호소간탕(柴胡疏肝湯)(한신) 보험한약을 3일분 처방하였다. 일주일 뒤에 환자분이 내원해서는 조금 차도가 있는 것 같다고 하여 다시 시호소간탕(柴胡疏肝湯) 3일분을 처방하였다. 4일 뒤, 통증이 30%정도 감소하였다고 하여 다시 3일분을 처방하였으며, 5일 뒤 내원해서는 통증이 처음에 비해 50% 정도 감소하였고, 목을 움직일 때도 훨씬 편해졌다고 하였다.

 

 

03 고찰

 

 필자의 경우, 시호제(柴胡劑)를 처방하고 싶은 환자일 때라도 흉협고만(胸脇苦滿)을 확인할 수 있었던 경우가 참 드물었던 것 같다. 그래서 시호제(柴胡劑)를 처방할 수 있는 다른 요건을 찾는 것이 필요했는데, 그 요건의 하나로서 ‘스트레스를 받으면 증상이 악화된다.’라는 점도 해당될 수 있지 않을까 싶어서 위 증례들을 한 번에 소개해보았다. 특히 두 환자는 업무의 과도와 육아 스트레스라는 정신적․육체적 스트레스가 동반된 경우에 해당하였다.

 

 첫 번째 환자의 경우 스트레스로 인해 심장의 수축력이 증가되면서 순환량이 늘어나서 가려움증이 심해진 상황이라고 생각되며, 두 번째 환자의 경우 평소에 근육이 실하고 뭉쳤는데 육아 스트레스로 교감신경이 흥분하고 골격근이 더욱 수축되어 근육통이 야기된 경우가 아닐까 생각된다.

 

 필자는 일전에 다른 서적을 통해, 피부질환의 치료에 있어 ‘외인(外因)에는 형개연교탕(荊芥蓮翹湯)’, ‘내인(內因)에는 황련해독탕(黃連解毒湯)’을 우선적으로 선택해볼 수 있다고 소개한 적이 있다. 이는 질환이 생길 당시의 원인에 대한 것이며, 시호제(柴胡劑) 적응증의 경우 증상의 악화요인이 스트레스와 관련된다는 점이 특징이라고 볼 수 있다.

 


04 시호(柴胡)와 작약(芍藥)

 

 시호 전탕액과 saponin 및 saikosapogenin 등은 중추신경계에 대한 억제 작용이 있어 실험동물의 자발 운동과 조건반사를 억제하고, hexobarbital에 의한 수면시간을 연장시키며, caffeine과 methamphetamine에 의한 중추신경흥분 작용에 길항한다. 그리고 시호의 주사제, 정유 및 모든 ponin 등은 장티푸스 백신, 대장균, 효모 등으로 발열을 유발한 동물실험에서 해열작용이 있다. 해열작용을 나타내는 주요 성분은 saikosaponin류, sapogenin A 및 정유 등이다. 그리고 saikosaponin은 소염작용이 있는데, 부신을 자극해서 부신피질 호르몬 합성과 분비를 증가시킴으로써 염증을 억제한다.

 

 요컨대 시호의 작용은 해열시키고 염증을 가라앉히는 작용(cool down)과 중추신경의 흥분을 억제하는 작용(calm down)으로, 한마디로 정리하면 ‘cool down & calm down’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작약의 paeoniflorin은 중추신경 억제 작용을 통한 진정, 진통, 항경련 작용이 있으며, 장관의 과도한 흥분으로 유발한 자발성 수축, barium chloride로 인한 수축, 지속적인 전기자극 및 imethylphenylpiperazinium으로 유발한 회장의 수축 등을 억제한다. 작약의 작용을 한마디로 정리하면 ‘느슨하게 하다(loosen)’ 정도로 표현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 

 

 시호와 작약 모두 중추신경을 억제한다고 하지만 적응증만 놓고 보면 뚜렷한 차이가 있다. 시호는 불면증이나 고혈압 등 교감신경이 흥분한 경우에 많이 사용되고, 소시호탕(小柴胡湯)의 적응증인 구고(口苦), 인건(咽乾), 목현(目眩) 역시 교감신경이 흥분하고 부교감신경이 억제되어 분비기능(secretion)이 떨어진 경우에 활용함을 볼 수 있다. 반면에 작약의 경우 소건중탕(小建中湯)이나 계지가작약탕(桂枝加芍藥湯), 작약감초탕(芍藥甘草湯)과 경우에서처럼 복통이나 과민성장증후군에 많이 활용되는데, 주로 부교감신경이 흥분해서 평활근의 수축이 과도하게 일어난 것을 억제하는 작용이 있다고 생각된다. 즉, 시호는 교감신경이 흥분한 경우에 사용되고, 작약은 부교감신경이 흥분한 경우에 사용된다.

 

 수능과 같이 큰 시험을 앞두고 불면증이나 두통과 같이 교감신경이 흥분하는 학생이 있는가 하면, 복통이나 설사와 같이 부교감신경이 흥분하는 학생이 있다. 간기(肝氣)가 울결(鬱結)되더라도 교감신경이 흥분되는 경우가 있는 반면 부교감신경이 흥분되는 경우도 있으며, 시호와 작약은 함께 쓰이기도 하지만 따로 쓰이기도 하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시호가용골모려탕(柴胡加龍骨牡蠣湯), 소시호탕(小柴胡湯), 대시호탕(大柴胡湯), 억간산(抑肝散) 등에는 작약이 없으며, 계지가용골모려탕(桂枝加龍骨牡蠣湯), 소건중탕(小建中湯), 계지가작약탕(桂枝加芍藥湯) 등에는 시호가 들어있지 않다. 이해하기 쉽게 정신적 상태로 표현해보자면, 시호는 ‘흥분’에 쓰고, 작약은 ‘긴장’에 쓴다고 말할 수 있다.

 

 시호제(柴胡劑)의 흉협고만(胸脇苦滿)과 소건중탕(小建中湯)의 복직근구련(腹直筋拘攣)이 시호와 작약의 대표적인 복진(腹診) 양상일 것이다. 교감신경의 흥분으로 인해 흉강내압이 올라가 횡격막 주변이 불편해지는 현상이 흉협고만(胸脇苦滿)으로 나타나고, 부교감신경의 흥분으로 인해 평활근이 과도하게 수축해서 나타나는 현상이 복직근구련(腹直筋拘攣)이라고 생각해볼 수 있지 않을까 싶기도 하다.

 

 

 

 

 

 

 

 

 

Editor

 “연재 맡아주신 점 감사드립니다. 한방 일차 진료의 저변 확대를 위한 선생님의 취지에 평소에도 공감해왔습니다. 꼭 성공하셨으면 좋겠습니다!”

이준우

 “저는 이미 성공했습니다. 왜냐면 저의 목표가 ‘보험한약 사용 확대에 도움이 되는 사람이 되자’거든요. 노력하는 순간 목표가 달성되게 목표를 설정해놨습니다. 크하핫”

 

 

Who is 이준우?

 

분당 야탑동 탑마을 경희한의원에서 9년째 개원중인 한의사이다. 어느 날 문득 깨달은 바가 있어, “치료기술 향상과 진료표준화를 통한 보험한약 사용 확대”가 일생의 목표가 되었다.

 

 

참고자료

 

마쓰다 구니오 주승현 옮김 ‘한의학치료 368증례’. 물고기숲. 2016.
김호철 저. ‘한약약리학’. 집문당. 2001.
이준우 저. ‘일차진료 한의사를 위한 보험한약 입문(둘째판)’. 군자출판사.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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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홍상

2019-02-08 18:18:25

잘 봤습니다. 딴지는 아니고, 대시호탕에는 작약이 들어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