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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Clinic 01〈Vol. 001〉 한방재활의학과 / 고관절 충돌 증후군에 대하여
    • 2023.03.06
    • 조회수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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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방재활의학과

 

 

골반에서 자꾸 소리가 난다구요?

고관절 충돌 증후군에 대하여


 



신체에서 뚝뚝 염발음이 난다는 것은 해부학적 결함이 있다는 것이다.

 

관절에서 소리가 난다는 분들이 많습니다. 어깨의 염발음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가장 많으며, 그다음으로 ‘골반’의 염발음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습니다. 골반의 경우 특히 고관절을 굴곡하거나 외전, 외회전할 때 소리가 많이 나게 됩니다.

     

대퇴 관절의 해부학적 구조

     

사실 소리가 나더라도 해부학적 구조에 아무런 손상이 없는 상태라면 일상생활은 문제없이 수행할 수 있습니다. 어느 정도 강도 있는 운동까지도 수행이 가능할 겁니다. 다만, 특정 자세에서 지속적으로 ‘뚝뚝’하는 염발음이 난다면 고강도의 운동을 시행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이는 내부의 구조물들 중 무언가가 부딪히고 마모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이것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방치했을 경우, 갈수록 통증이 심해지는 경우가 생기기도 합니다. 게다가 관절에서 발생하는 ‘소리’ 자체가 기능적 움직임을 반사적으로 방해하기 때문에, 되도록 빨리 소리의 원인을 파악하여 구조적 문제를 해결하거나 신체의 움직임을 수정해주어야 합니다.

     

     

고관절에서 소리가 나는 것을 제때 치료하지 않아서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경우도 생긴다.

     

고관절 충돌증후군(Hip Impingement syndrome)을 방치할 경우 비구순 파열(Labral tear)이 발생하여 수술적 치료가 필요한 정도까지 진행될 수 있습니다. 또 고관절의 골관절염까지 진행되어 평생 동안 고관절 통증을 겪는 경우도 생깁니다. 제 환자 분 중에도 고관절 완전 치환술까지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통증이 완화되지 않아 내원하셨던 운동선수 출신 교수님도 있었습니다. 어쨌든 일이 커지기 전에 미리미리 치료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비구순 파열의 원인 중 하나가 대퇴-비구 충돌증후군입니다. 대퇴골두가 비구(Acetabulum) 사이에 끼면서 계속 충돌을 일으키는 질환인데, 영문 앞글자만 따서 ‘FAI’라고도 부릅니다.

     

 

대퇴-비구 충돌증후군(Femoroacetabular Impingement Syn.)이란?

     

 

대퇴-비구 충돌증후군의 MRI 영상

     

대퇴-비구 충돌증후군은 대퇴골과 비구 사이 면에서 충돌이 일어나는 것으로 주로 허벅지를 앞으로 들어 올리거나 회전시키는 동작에서 많이 발생합니다. 이런 충돌은 청소년기에 시작될 수도 있습니다. 점점 비구순(Labrum)과 고관절의 관절 연골(Articular cartilage)을 자극하여 운동제한과 통증, 관절 염발음을 만들어 냅니다.

     

 

대퇴-비구 충돌증후군에서의 C-Sign

     

이런 통증이 발생하는 부위는 주로 관절의 전면과 측면부입니다. 환자에게 통증이 나타나는 부위를 알려달라고 하면 골반의 측면을 주로 손으로 짚게 되는데, 그 손과 팔의 모양이 영문자 C를 닮았다고 하여, 이를 ‘C-sign’이라고 말합니다.

     

 

이학적 검사는 FADIR test

     

FADIR test는 고관절을 굴곡(Flexion), 내전(ADduction), 내회전(Internal Rotation)해보는 검사법입니다. 이 검사법은 고관절 충돌 증후군을 확인하는데 가장 적합한 유일한 검사법이므로 반드시 알아두는 것이 좋습니다. 다만 고관절뿐 아니라 골반 및 대퇴의 주변 근육 역시 긴장되고 단축되어 있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관절 자체의 문제가 없을지라도 테스트 시 불편함을 호소할 수 있습니다. 관절 내부의 문제에 의한 통증인지 주변 근육의 문제에서 온 통증인지를 잘 구분해야 합니다. 근육긴장에 의한 불편감은 대개 양측성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FADIR test 시 양측을 동시에 검사해 보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아주 쉬운 검사이기 때문에 익혀주는 것이 좋겠습니다.

     

 

Patrick test

     

똑같이 고관절을 검사하는 방법 중에 고관절을 굴곡시키는 동시에 외전·외회전시키는 검사가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Patrick test라고 불리는 검사입니다. 하지만 이 검사만으로 대퇴-비구 충돌증후군만을 확진할 수는 없습니다. Patrick test(+)은 고관절 내부의 손상 시에도 나타나지만, 장요근의 좌상이나 천장관절의 손상, 또 후방 고관절 충돌증후군 등 그 외의 여러 질환에서도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대퇴-비구 충돌증후군은 발생한 부위에 따라서 Cam 충돌과 Pincer 충돌로 나뉜다.

     

# 1. Cam Impingement

     

Cam impingement

     

대퇴-비구 충돌증후군은 대퇴와 비구 사이의 충돌로 나타나는 일련의 증상들입니다. 이 중 Cam impingement는 대퇴골두의 문제로 발생하는 충돌증후군입니다. 대퇴골두가 비정상적으로 직경이 커지거나 뾰족한 부분이 생기는 경우 Cam 충돌이 발생하는데, 특히 고관절을 앞으로 굽히는 동작에서(고관절 굴곡 시) 잘 발생합니다.

     

대퇴골두나 대퇴 근위부의 융기(Prominence)는 비구순(Labrum)을 손상시키게 됩니다. 위 사진 우측 X-ray를 보면 대퇴골두가 경부와 만나는 곳이 융기되어 있습니다. 이 부분이 고관절의 움직임(특히 굴곡) 때마다 지속적인 자극을 주면 비구순이 찢길 수도 있고, 관골구 개연(Rim of Acetabulum)이 손상될 수도 있습니다. 심지어 관골구(Acetabulum)의 골연골을 박리하기도 합니다.

     

AP view와 Modified Dunn view에서의 대퇴골두 영상

     

X-ray 상에서는 대퇴골두나 대퇴골 근위부에 튀어나와 있는 융기 부분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대퇴골두 부분의 경우 단순 AP view에서는 정확하게 융기부가 보이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럴 때에는 20도 정도 외전 방향에서 촬영을 해야 대퇴골두 부분을 더 정확히 확인할 수 있습니다. 이런 촬영 방식을 불러 ‘Modified Dunn view’라고 합니다. A의 경우 대퇴골두에서 경부로 이어지는 부분이 움푹 들어가 정상적인 모습을 보이지만, 약간만 방향을 틀어 B의 영상(Modified Dunn view)을 얻으면 융기된 부분을 찾아낼 수 있습니다.

     

 

# 2. Pincer Impingement

     

 

 

 

Pincer impingement

     

Pincer Impingement는 약간 다릅니다. 대퇴골두의 문제가 아닌 비구(Acetabulum)의 구조적인 문제로 인해서 발생하는 것이 pincer 충돌입니다. 아래 그림 좌측을 보면 비구가 본래 정상적인 범주보다 더 자라 나와 있는 것이 보입니다. 그 부위는 골성 조직일 수도 있고, 비구순처럼 연부조직일 수도 있습니다. 이 부위는 정상적인 고관절(골반)의 움직임에서는 크게 문제가 되지 않지만, 쪼그려 앉기나 높은 곳에 올라가기, 요가 동작에서의 다리 찢기 등 과도한 스트레칭을 요구하는 움직임에서는 대퇴골 경부와 비구 간의 마찰을 일으키며 퇴행성 변화를 만들어내게 됩니다.

     

주로 고관절의 상부에 발생하는 Pincer 충돌의 경우 고관절 굴곡을 제한하는데, 이때 더 굴곡하려는 힘이 작용하면 관절면의 운동 역학에 따라 대퇴골두를 아랫방향으로 밀어내게 되면서 좌측 그림의 오른쪽에서 빨간색 선으로 표시한 부위에 마찰이 발생하게 됩니다. 이 문제의 경우 주로 중년의 여성에서 유병률이 높습니다.

     

 

어떻게 관리할 것인가?

 

통증이 평상시에는 심하지 않고 특정 자세나 활동에서만 생기는 경우라면 대퇴-비구 충돌증후군으로 진단을 받았다 하더라도 보존적으로 치료하게 됩니다. 이때는 고관절의 움직임에 제한을 미치는 요소들을 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따라서 고관절 주변에 단축된 근육과 관절낭, 인대에 대한 치료가 우선적으로 이루어져야 하며, dynamic stabilization을 위하여 통증 유발점을 제거해야 합니다. 충돌증후군에 의한 염증을 잡아주는 한약치료나 봉침치료 역시 효과적입니다.

     

 

 

 

고관절 굴곡 구축이 주변 근육과 체중 부하 관절면에 미치는 영향

     

특히 고관절 재활의 포인트는 고관절 굴곡 구축의 제거입니다. 굴곡 구축이 있다면, 고관절은 서 있는 동안에도 부분적인 굴곡 상태를 유지하게 됩니다. 정상적인 상태라면 중력은 고관절을 신전시키도록 작용하지만, 고관절에 굴곡구축이 있을 경우 이야기는 달라집니다. 이 경우 중력은 고관절을 굴곡시키도록 작용하게 되고, 대둔근과 같은 고관절 신전근들은 가만히 서있을 때조차 중력에 버티기 위해 능동적으로 수축해야만 합니다. 즉, 가만히 서있는 경우에도 근피로가 쉽게 쌓이기 때문에 자꾸 앉고 싶어지는 것이죠. 그렇게 앉는 시간이 늘어난다면 고관절 굴곡 경향은 더욱 악화됩니다.

     

문제는 이뿐만이 아닙니다. 고관절 굴곡 구축 상태로 서있게 되면, 고관절면의 압박력을 적절하게 분산시킬 수 있는 관절의 능력이 방해받게 되고, 체중 부하를 가장 많이 받고 있는 고관절면의 범위가 바뀌게 됩니다. 정상적인 상태에서 체중 부하를 가장 많이 받는 부위는 관절연골이 가장 두껍게 존재하는 부위인데, 고관절 구축 상태에서는 얇은 관절연골 부위에서 체중을 지탱하게 됩니다. 이는 충돌증후군에 의한 증상을 더 악화시킬 뿐 아니라, 관절염으로의 진행을 유발합니다.

     

 

평발이 고관절 전방 경사에 미치는 영향

     

평발(flat feet) 역시 고관절을 지속적으로 굴곡시킵니다. 평발로 인한 과도한 발목의 내전은 하지를 내회전시키고, 무릎을 외반시킵니다. 이는 역학적으로 고관절의 전방경사를 만들게 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맞춤 깔창을 통해서 발목을 교정하지 않으면 고관절의 굴곡 경향이 해결되지 않습니다.

     

     

글_김지용

한방재활의학과 전문의

청연한방병원 상무점 병원장

페이스북 한방재활의학과 진료실 운영자

‘움직임을 위한 가이드’ 역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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